올리브트리 미남베 초등학교 1학년 1반 에바리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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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트리 미남베 초등학교 1학년 1반 에바리스토


미남베 마을에 사는 에바리스토는 올해 열 한 살의 소년이다. 에바리스토의 아버지는 오랫동안 심하게 기침을 하다가 작년에 돌아가셨다. 미남베 마을은 구리광산에서 5-6Km밖에 떨어져있지 않아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구리정제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해로 인해 결핵에 결려 심하게 기침을 하다가 죽어갔다. 에바리스토의 엄마도, 할아버지도 모두 가슴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몇 년 전, 미남베 마을은 마을 전체가 타운에서 더 멀리 강제 이주를 당하기도 했다. 구리정제공장 근처 반경 15Km 내의 마을들은 대부분 공해로 인해 농사를 짓기가 어렵다. 옥수수와 고구마 외의 작물은 재배하기 어렵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몇 시간씩 걸어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농사를 지어야한다. 대부분 외국자본에 잠식당한 구리광산의 혜택은 거의 받지 못한 채 그 피해만 입고 사는 것이다.

아버지가 병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시고 엄마도 가슴통증으로 인해 아무 일도 하지 못해 끼니를 걱정하며 사는 동안 에바리스토는 열 한 살이 될 때까지 학교에 가보지도 못했다. 엄마 다이니스씨는 에바리스토와 네 명의 딸들을 키울 수가 없어 친정에 와서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농사일을 해서 열 네 명의 식구를 먹여 살려야 한다. 그래서 그도 열 한 살이 된 에바리스토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친구들이 교복을 입고 학교에 가는 것을 보면서 에바리스토는 늘 부러웠다. 하지만 엄마에게도, 할아버지에게도 학교에 가고 싶단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미남베에 새로운 학교가 생겼다. 에바리스토처럼 아빠가 없거나 부모가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을 받아주고 학교에 내는 돈도 없고, 교복과 공책도 무료로 주고 심지어 급식도 무료라는 이상한 학교가 생겼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왔다는 제니 선생님이 이런 고아들을 위한 학교를 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교 건물이 없어 교회를 빌려 수업을 시작했다.

1학년 삼십 명과 선생님 한 분이 전부인, 올리브트리 미남베 초등학교가 에바리스토가 열 한 살에 입학한 학교다. 에바리스토는 낯선 교복을 깨끗이 빨아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등교를 했다. 아침 8시에 학교에 도착하면 아이들의 할머니, 엄마, 이모들이 준비해 둔 ‘쌈뽀’라는 아침식사를 한다. 쌈뽀는 옥수수를 굵게 빻아 소금, 설탕과 땅콩 가루를 섞어 끓인 옥수수 죽이다. 6-8월은 잠비아의 겨울이라 밤부터 아침까지는 쌀쌀하다. 에바리스토와 아이들은 따뜻한 쌈뽀를 먹고 수업을 시작하면 대답소리가 우렁차고 얼굴표정이 밝아진다.

하루는 쌈뽀를 끓이던 엄마들이 이른 아침이라 졸았는지 쌈뽀를 태워서 아침을 거른 날도 있었다. 그 날은 아이들의 밝은 표정도, 우렁찬 대답소리도 없었다. 아이들에겐 공부보단 따뜻한 아침식사가 더 기대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학교로 사용하는 교회의 바닥은 흙먼지가 일고 창문이 없어 흙바람이 날아든다. 그래서 아이들의 할아버지, 삼촌들은 아이들을 위해 토요일마다 모여서 바닥에 물을 붓고 다져 흙먼지가 덜 일어나게 하는 작업을 하신다. 엄마와 이모들은 아침식사를 준비한 후, 화장실 청소를 해 주시고 제니 선생님은 창문에 갈대발을 걸어 바람을 막아 주셨다. 그리고 공립학교 아이들이 사용하는 것과 똑같은 새 책상을 마련해주셨다.

무엇보다 제니 선생님은 아침마다 아픈 아이가 없는지 체크하고 아픈 아이들은 멀리 무룬두 마을의 보건소까지 직접 운전해서 데려가 주신다. 미남베 보건소는 최근에 건물을 지었지만 언제 문을 열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에는 아파도 걸어서 네 시간씩 걸리는 무룬두 보건소까지 갈 엄두도 못 내었고 차비가 없어 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젠 아파도 참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학교엔 비상약이 준비되어 있고 말라리아에 걸린듯하면 즉시 보건소에 갈 수 있게 되어 아프면 집에 있지 않고 오히려 학교에 가야한다. 마을엔 보건소도, 약국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학교에 다니게 된 에바리스토는 요즘 정말 행복하다. 춤을 좋아하는 에바리스토는 노래시간에 늘 일어나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춘다.

열 한 살에 처음 손에 쥐어 본 연필이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도 않고 숫자나 알파벳을 쓰는 게 너무 낯설고 서툴지만 에바리스토는 하루하루가 신나고 즐겁다. 좋은 후원자를 만나면 고등학교까지 공부할 수 있을것이라고 제니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하지만 자라서 의사가 되고싶은 에바리스토는 정말 좋은 후원자를 만나서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에도 가고 싶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시작했지만 열심히 공부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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