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베 초등학교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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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은 부름받은 일에 쓰임받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 가운데 저에게 요구되는 높은 인격, 강한 믿음, 숭고한 희생같은 기대감이 숨 막히게 했던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이 나라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만나서 저 자신도 힘든데 이런 기대치가 저를 억눌렀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이제는 제 안에 가난한 곳에서 고통당하고 희생당하는 고아들과 과부들을 향한 긍휼의 마음이 되살아나 그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통해 가난을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이 일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다시 깨닫고 감사가 넘쳐납니다. 정말 학교에 다닐 수 없던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교육을 통해 눈과 생각이 열리는 것을 보면서 요즘은 삶에 보람과 기쁨이 넘칩니다. 바로 이것이 많은 어려움을 이기게하고 고난을 잊게하는 약일것입니다.


작년 한 해동안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듯 보였는데, 올해는 맘에 드는 새 집을 구해서 이사를 했고 한 가난한 마을에서 학교를 시작했고 NGO 등록 준비를 마쳤습니다. 아프리카에선 어떤 일이 진행되는 시간이 한국의 열 배쯤 느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똑같은 일에 속이 열 번쯤 터지고 아물고 나면 더 이상 속이 터지지도 않고 속이 터져도 아프지 않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여전히 작은 일에 마음이 무너져내리기도 합니다.


러나 이런 일들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정말 혜택받은 자임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 부르심이 감사하고 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이 사람들을 도울 수 있게하심도 감사합니다.


아직 학교 건물도 짓지 않았는데 6월 1일 드디어 학교를 시작했습니다. 학교 지을 땅을 얻기 위해서 시청에 부지를 신청하는데 먼저 학교를 운영해야 한다고 해서 그리 된 것입니다. 우리와는 너무 다른 시스템이죠. 그래서 교회 건물을 빌려 서른 명의 아이들을 등록하고 교사를 한 명 구해서 6월 1일부터 수업을 시작한 것입니다. 대부분이 부모가 없거나 편부, 편모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여기선 부모가 있건 없건 별 차이가 없습니다. 부모가 죽거나 부모에게서 버려지면 의무적으로 친척 중 누군가가 아이들을 거두어 자기 아이들 대 여섯명과 함께 길러야 합니다. 그래서 집을 나가는 고아는 있어도 길에 버려지는 고아는 없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가난한 사람들인지라 자기 자식들 먼저 학교 보내고 나면 조카나 손주들을 돌아 볼 여유가 없습니다. 특히 과부의 아이들이 많은데 과부들은 거의 수입이 없어 아이들을 기를 능력이 안되죠.


그런 아이들을 모아서 학교를 열 어주니 보호자들은 마음의 짐을 덜 수 있게 됐지요. 일용할 양식이 매일의 걱정인 이들에게 교육은 사치일 수 있지만 모두가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매주 교회 청소며 매일 아침 식사당번에 열심히 참석합니다.


이제 아이들 자료를 만들고 후원이 시작될 때까지는 점심식사를 주지는 못하지만, 아침에 설탕과 땅콩 가루를 조금 섞은 옥수수 죽을 조금씩 주고 있는데 따뜻하고 배부른 아침에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얼마나 다른지 모릅니다.


아직도 마을엔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이 셀 수도 없습니다. 부모가 있어도 학교에 다닐 형편이 안되는 아이들이 많지요. 사람들은 직장이나 월급은 생각도 못하고 농사는 비료를 구입할 능력이 안되어서 입에 풀칠할 정도의 수확 밖에 못 거두고, 할 수 있는 일은 잡목을 잘라서 숯을 구워파는 일 정도라서 설치된 전기를 사용하지도 못하고 삽니다.


정말 이해가 안되는 것은, 못 배우고 못사는 사람들이 아이들을 너무 많이 낳는 것입니다. 길거리마다 집집마다 어딜 가나 아이들로 넘쳐납니다. 집집마다 가난과 배고픔에 찌든 얼굴의 아이들이 두 살 터울로 줄줄이인데가 더부살이하는 친척아이들까지  하루 두끼도 못 먹이고 아파도 병원 데려 갈 힘도 없으면서 왜 그렇게 많이 낳는건지....


사는 게 힘들수록 술에 절어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과음하다 죽어가는 사람들이 많구요. 그러면 고아도 많아지는거죠. 악순환입니다. 잠비아인의 평균수명이 45세, 여긴 정말 날마다 줄줄이 장례식입니다. 줄줄이 태어나고 줄줄이 죽어갑니다. 정말 슬픈 세상입니다.


우선 삼십명의 아이들을 선정해서 교복을 입히고 일학년에 입학시켰습니다. 5세부터 12세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 장애아도 있고 쌍둥이들도 있고 12살에 처음 연필 잡아보는 아이도 있습니다. 집에서 잘 먹지 못하고 학교에서 주는 옥수수 죽을 먹는 즐거움으로 학교에 나오는 아이도 있습니다. 말라리아와 설사를 달고 살며 고열과 두통, 복통에 시달리면서도 학교에 옵니다. 학교에 와야 보건소에 가거나 약을 얻어먹을 수 있기때문입니다. 아직은 제대로 대학 나온 교사를 고용할 형편이 안되어 고등학교 졸업자를 선생님으로 삼아 어설프지만,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도 돌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가난하지만 언제나 조용하고 평온한 잠비아에서 정경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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